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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성행위 동영상에 대한 반응

2008/04/06 01:39
  뉴스는 새로운 소식뿐 아니라 사람들이 바라는 바를 전해주기도 한다. 같은 소재를 다뤘다 하더라도 어느 기사에 반응하느냐는 꽤 다른데,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사건의 어떤 부분에 주목하고 있는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가 주요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5일 미디어를 탔던 지하철 5호선 성행위 동영상에 대한 반응이 그러한데, 처음에 사람들의 입을 오르내렸던건 '성행위'와 '지하철' 그리고 '동영상'이었다. 다시 말해 외부에서 공개되어서는 곤란한 성행위라는 행위가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이 보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벌어졌다는 일이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으며, 이를 촬영한 동영상이 있다는 것이 주목의 대상이었다. 이 관심은 공공장소와 외부의 시선에 관련한 성담론의 일부였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을 통해서 사건의 주체들이 이성이 아닌 남성 2명이었다는 점이 알려졌다.

  관심사는 이 남성들에게 쏠렸으며, 호기심의 차원이 아닌 불쾌함과 역겨움의 배타적인 차원으로 전이되었다. 성행위를 노출시켰다는 것과 그 행위자가 남성 동성간이었다는 점, 이들이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당당했다는 점이 다시 한 번 주목되었다. 키워드는 성행위로부터 동성 성행위로 변화되었다. 이 단계에서 생산된 기사 제목들은 지하철 성행위 외에 '동성'이라는 단어를 집어넣고 있다.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최초의 사건으로부터 발견했던 '공공장소인 지하철에서 당당하게 외부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행위를 하던 어떤 (특수한) 커플'보다는 '동성애'가 사건을 요약하는 핵심으로 작용한다. 이 단계에 이른 기사 제목들은 '지하철 성행위'라는 제목보다는 '지하철 동성애 파문'과 같은 제목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특수한 사건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동성애라는 경향을 직접 끌어들이면서 동성애 집단이라는 무리를 '정상적인' 사회와 구분짓고, 사회에서 벌어진 파문의 일조각을 동성애 집단 전체에게 뒤집어씌우는 시각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특정 집단을 겨냥하는 방식은 이슈를 만들어내면서도 직접적인 타격은 피할 수 있는 손 쉬운 방법이다.

  이 글은 결코 지하철에서 성행위를 했던 그 커플을 비호하는 글은 아니라고, 오독이 난무하는 인터넷 세상에서 한 치의 피곤함을 덜기 위해 마지막 줄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