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과했던 것 : 김상훈

2008/04/16 14:33
  어제 경기(9:10 재역전패)는 단두대 매치[...]의 극적인 승부를 보여줬습니다만, 타이거즈로서는 김상훈의 공백을 아프게 느낀 경기였다고 봅니다.
  조범현 감독이 작년에 배터리 코치로 부임했을 때 김상훈을 굴려서 최고의 포수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은, 김상훈 개인의 자질도 있었겠지만 팀 내에서 다른 포수 자원으로 답이 안나왔기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권윤민은 왠지 포수로선 전력 외로 분류되는 것 같으니 제외하고, 차일목과 송산은 위기 상황에서 안정감을 주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동안 타이거즈의 포지션 중 취약하면서도 가장 보강이 되지 않았던 부분이 포수입니다. 요즘 쓸만한 자원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2시즌 내에 신인 지명에서 포수를 상위로 픽업해서 조범현 감독이 있는 동안 키워보면 어떨까 싶군요. 김상훈도 올 시즌 부상의 여파가 적다면 FA를 취득하고, 만 서른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당장은 김상훈과 함께 가더라도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죠.
  신인 유망주가 보이지 않으면 다른 팀의 포수라도 데려왔으면 하네요. 홍성흔이 가능성 있는 선택이었는데 이제 두산에서도 다시 기용받는 분위기이니 (물론 FA도 있긴 합니다만) 트레이드도 쉽지 않겠죠.

  작년 시즌 '국민볼배합'이라고까지 욕만 먹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 왔던 김상훈의 소중함을 몇 주간 느끼게 될 것 같습니다.

2008 타이거즈 경기를 바라보는 자세

2008/04/12 01:36
  기대치를 어긋나는 결과가 나올 때엔, 누구든 실망을 하거나 화가 나는게 인지상정입니다. 저야 처음부터 기대치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덜합니다만 팬으로서도 묵묵히 참고 바라보기 힘든 답답한 경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안타까움은 이해하지만, 아무리 외쳐봐야 상황은 바뀌지 않습니다. 경기를 하는 것은 선수들의 몫입니다. 지난 세번의 감독교체 경험으로부터 학습을 하지 못한 팬들도 있겠지만... 감독을 교체한다고 해서 갑자기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변모하지도 않습니다.

  절대적인 실력의 차이가 있는 겁니다.

  팬들을 안달복달하게 만드는 그 안타까운 장면들이, 분하지만 타이거즈의 실력입니다. 야구는 매 순간마다 선수 한 명 한 명이 정점에서 빛나는 스포츠이지만, 분명한 팀 스포츠입니다. 개인 성적이 단순히 모여서 나오지 않는 팀 성적이, 결국 승수와 패수로 표시되는 팀의 성적이 현 상태입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에는, 왜 그럴까 상황을 분석해보고, 상황에 맞게 기대치를 조정해야합니다. 그 이상을 바란다 해도 나오지 않으니까요. 팬들이 답답하다고 해서 선수들 대신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나설 수 없으니까요. 팬들의 염원이나 바람을 만들어내는 일은 가능하겠지만, 플레이 자체를 대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타이거즈의 전력은 약합니다.
  특히 타선이 약합니다.
  실점을 하면 지게 될까봐 선발투수가 아득바득 던지게 할 정도로, 하지만 정말 패배를 안겨 줄 정도로 약합니다.

  실력의 차이를 인정하고 편하게 봅시다. 타이거즈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잘 안 돌아가고 있다는 포스팅은 차고 넘칠테니 - 그리고 저도 스스로 되뇌일수록 괴로우니 - 굳이 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큰 반전이 없는 한, 적어도 이 전력으로 8개 구단 중 3등 안에 드는건 무리입니다. 아주아주 운이 좋으면 4강에 어떻게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편하게 보자는건 어떻게 되든 상관도 말고 응원도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눈물나게 안타깝고 분한 장면들을 계속 접하더라도 팬으로서 비이성적인 요구는 하지 말자는 얘깁니다. (희섭이 팔아버리자, 조범현도 갈아치우자 등등)

  인정하고 나면, 해야 할 과제들이 보입니다. 타선 리빌딩이죠. 그 동안 하지 않았냐구요? 변한게 없는데, 계속 해야죠. 전에는 자원이 별로 없어서라도 못했지만, 적어도 지금은 눈에 보이는 김선빈과 나지완을 '주전으로' 계속 기용하면서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봅니다. 조범현 감독은 1승이 중요한 시기라고 하지만, 전 동의하지 않습니다.

  V10을 노린다, 4강 전력이고 우승도 할 수 있다 - 구호는 참 멋집니다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얘기라고 봅니다. 많은 타이거즈 팬들이 이번 시즌을 마음 편안히 먹고 타자 유망주들을 발굴하는 해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타이거즈의 개막 첫 주

2008/04/06 16:57
  윤석민 선수가 1승 1패를 거두었고 장래가 촉망되는 2루수 김선빈 선수를 발굴했습니다. 07시즌 타점머신이었던 최희섭은 선풍기스윙으로 일관하고 있고 불펜진은 유동훈이 홀로, 발데스에게선 서브넥의 향기가 납니다. 이 정도로 대충 요약이 되겠군요.

  투수쪽은 서재응-리마-윤석민-전병두 순서로 선발진이 형성된 듯 합니다. 확실한 선발 4인 로테이션이라는 식으로 보도가 되는데, 그건 오버가 아닌가 싶군요. 전병두가 첫 등판에 6이닝 노히트를 하긴 했지만 올 시즌 위기관리능력을 지켜보면서 두고봐야 할 듯 하네요. 그게 본인의 가장 큰 약점이었으니까요. 서클 체인지업이 추가되면서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타자를 잡아내는 능력이 좋아진건 높이 평가할만 합니다.
  서재응과 리마가 메이저 출신이라 기대하는 분들이 많은데... 리마는 나이, 서재응은 부상 및 컨디션 때문에 불안합니다. 리마가 작년의 스코비보다 얼마나 월등한 성적을 보여줄지에 대해 전 회의적입니다. 여름의 체력 문제도 있구요. 서재응도 동계훈련량이 부족하고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이 있죠. 둘 다 경기를 긴 이닝 동안 책임질 수 없으리라는 점에서 중간계투에 의존하게 될텐데 유동훈 외에는 믿음을 줄 만한 선수가 없죠. 4월 한달 동안 서재응이 어디까지 컨디션을 올릴 수 있느냐가 전반기 성적의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걱정은 항상 타선이죠.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비록 지금은 아무리 선풍기를 돌리고 있을지라도) 최희섭의 역할이 중요한데, 일단은 지금 같은 상태입니다. 아직까지는 지난 시즌 초반과 같은 안습 타선까지는 아닌 것 같지만, 최희섭과 발데스의 구멍이 크네요.
  중심타선에서는 최희섭이 역할을 못하고 있는 사이 장성호가 볼넷을 얻어 출루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까다로운 장성호 대신 최희섭을[...] 선택해서 승부하겠다는거죠. 최근 김상훈의 타격감이 좋기 때문에 하위타선에서 찬스가 날 경우가 많은데, 김선빈에게 번트를 지시하는 경우가 많고 발데스의 타격은 쉬어가는 타순과 똑같아서 점수를 내지 못하는 때가 대부분입니다. 김선빈의 타격이 나쁜 편이 아니고, 김상훈은 발이 빠른 편이 아닌데다 포수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김상훈을 통한 작전 수행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항상 김상훈 출루 후 김선빈 타석에선 번트를 지시하는군요.
  차라리 이용규와 김선빈을 1,2번으로 붙여 쓰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발데스는 앞으로 최소 10경기 이상은 지켜봐야겠지만 현 상태로는 계속 함께 가기 힘들지 않을까요. 초반 승률도 중요한데요.

  내야와 외야가 각각 한자리씩 비는 느낌인데, 김선빈과 나지완이 얼마나 성장할지와 최희섭과 발데스가 언제 제 몫을 해줄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외야는 이종범, 강동우의 타격이 애매하고 내야에선 유격수 자리의 발데스를 다른 자원으로 교체하기 어렵다는 난점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