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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05 여성 운동선수의 인권에 대해 (2) - 서진휘
  2. 2008/02/05 잡기 2008 02 04 (2) - 서진휘
"여성 선수들을 장악하기 위해선 성관계를 통해 자기 여자를 만들어야 하고 폭력으로 길을 들여야 한다."
한 스포츠 유명 지도자가 공공연히 떠들고 다닌다는 말이다.

  조선일보는 스포츠계 성폭력 문제를 다룬 2월 5일자 기사를 위의 발언을 인용하며 시작하고 있다. KBS 시사기획 '쌈'의 취재로 11일에 방영될 방송분을 미리 소개한 것인데, 그 동안 암묵적으로 소문만 돌 뿐 묻혀져 있던 문제를 조명한 것이라 의미가 크다.

  기사의 내용이 충격적이긴 하지만 그 동안 충분히 의혹이 제기되었던 부분이라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일을 마치 '운동 선수/지도자들이 무식해서' 벌어진 것처럼 받아들이는 반응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이건 운동을 삶의 일부로 택한 사람들을 두 번 죽이는 얘기다. (게다가 대다수의 운동 선수들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무식'하지도 않다)

  질문이 제대로 되어야 답도 제대로 나온다는 걸 감안할 때 일고의 가치도 없지만, 성폭력이 개인의 지적 능력과 크게 관계 없이 행해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무식한 운동선수/지도자'를 욕하는 사람들은 서울대 출신에 사법고시를 패스했던(유/무식의 지표로 삼는데 어폐가 있지만 질문 자체가 어긋난 것이므로 양해를 구한다) 국회의원 최연희씨가 얼마나 무식해서 성폭력을 저질렀을지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소위 식자라고 하는 사람들의 성폭력 사례는 발에 채일 정도로 많다.
  개인에 한정된 요소보다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둘러싼 권력 관계를 비롯한 환경적 요인, 즉 [관계]가 핵심적으로 봐야 할 요소다.

  여성 운동 선수들은 왜 그런 [관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할까?
  여성은 물론 남성을 포함해서, 운동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포기해야 할 게 너무 많다. 교실에서 매일 수업을 함께 듣는 운동부원을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 학교 수업을 포기한다. 자유롭게 여유 시간을 가질 권리도 포기한다. 학기 중은 물론 방학 기간에도 시도때도 없이 합숙 생활이 이어진다. 모든 생활이 운동만을 향해 맞춰져 있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하느냐고? 인프라며 재정적 지원, 스포츠 리그 활성화 등 여러 부분에서 여건이 좋지 않은 대부분의 운동 종목에서, 훌륭한 선수로 자랄 수 있을지의 여부는 그들이 속한 팀 성적이 말해주기 때문이다. 사실 가장 뛰어난 리그를 보유한 야구나 축구라고 다를 것도 없다.
  '즐기는 스포츠'가 없는 대신에 '국위선양'을 위한 스포츠는 존재한다. 한정된 자원으로 가장 확실하게 우수한 선수들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 성적 지상주의/엘리트 체육 아래에서, 선수들은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운동에 인생을 올인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여성의 경우는 성폭력의 문제가 덧붙여지는 것이다.
  운동선수로의 미래가 지도자에게 달려 있는데,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그 관계로부터 자유롭게 나올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스포츠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무식해서가 아니라, 성적 권력 관계를 놓고 일방적으로 불리한 구조가 짜여 있는 것이다.

  기사에서 프로그램 제작진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남자 지도자의 여자 선수 숙소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여학생들과 밀폐된 공간에서 대화를 하더라도 처벌 받을 수 있다”
“당장 우리 문화에서 이러한 제도를 가지고 오는 것은 무리겠지만 무리한 합숙과 구타를 엄격히 제한하는 등 현실적인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우리의 문화'가 어떻길래 선수 인권 보호에 당연한 처벌 제도를 도입하기 어려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궁극적인 해결은 적어도 학원 체육만큼은 성적 지상주의로부터 분리시켜내는 작업으로부터 나올 것이다. 선수와 지도자의 관계가 일방적인만큼 지도 현장을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간접적인 인권 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
  기회가 있으면 추후 포스팅으로 지적하겠지만, 이번 보도를 계기로 체육계를 지탱해주는 것처럼 보이는 엘리트 체육이 실상 한국 체육계를 좀먹고 있다는 점이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2008/02/05 20:17 2008/02/05 20:17

잡기 2008 02 04

1
  일주일 전쯤 강의 시간에 문화대혁명 다큐를 보며 (중국어로 된) 인터내셔널가를 들었다. 분명 2002년 정도엔 처음부터 끝까지 알고 있었는데... 어느새 많이 낯선 곡이 되어버렸다.
  러시아어로 된 버전이 가장 좋았다는 기억만 난다. 다시 찾아보진 않겠지만.
  아마 다시 찾아볼 날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2
  초등학생 때 언젠가 운동회를 위한 준비로 우리 학년이 차전놀이를 맡았다. 각자가 역할 분담을 해야하는데, 학교의 방식은 이런 것이었다. 얌전하고 공부 잘 한다고 하는 아이들은 머리꾼이라든가, 평소에 뺀질거리고 성적도 안 좋았다고 하는 아이들은 놀이꾼이라든가. '머리 쓰기 싫고 노는게 좋은 사람은 이쪽(놀이꾼)으로 모이세요' - 그 '노는게'라는 얘기는 평소에 놀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라던 그 놀이였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참 고민없이 이름대로 편하게 애들 끌고 갔구나 싶지만. 나는 이미 머리꾼에 편성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매주마다 몇번씩 모여서 머리꾼의 연습을 하다가, 어느 날은 통제하는 선생님이 바뀌어 있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아이들을 분류해 놓은 공간에서 놀이꾼 안으로 바꾸어 들어갔다. 담당 선생님이 '네가 왜 여기?'라는 반응이었지만 애초에 거기 못 있을 이유도 없기 때문에 잠자코 있었다. 그걸로 OK. 놀이꾼의 연습은 몇주 뒤처졌기 때문에 더 힘내지 않으면 안 되었지만 분명 그 편이 더 재미있었다고 생각한다.

3
  몹시 우울해진 김에, 친구가 진작 추천해준 「스즈미야 하루히의 격주」동영상을 보았다.
  난 이 이벤트 라이브 영상을 몹시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이런 걸 접하는데는 굉장히 늦는 편이지만, 좋아하고 싶어서 좋아하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

2008/02/05 01:43 2008/02/05 0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