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08/02/26 졸업식과 백합 (8) - 서진휘
  2. 2008/02/25 니트 발전 5단계 이론 : 니트 혁명을 선언할...까? - 서진휘
  3. 2008/02/19 절묘한 태그 클라우드 (2) - 서진휘
  4. 2008/02/15 프로야구 단장들이 단단히 미쳤군요 - 서진휘
  5. 2008/02/11 2008년 2월 11일, 숭례문 전소 - 서진휘
  6. 2008/02/08 호시탐탐 나지완을 노리는 음흉한 눈빛 (4) - 서진휘
  7. 2008/02/05 여성 운동선수의 인권에 대해 (2) - 서진휘
  8. 2008/02/05 잡기 2008 02 04 (2) - 서진휘
  9. 2008/02/04 컴퓨터를 공개해 봅시다 (4) - 서진휘

졸업식과 백합

  오늘 친한 친구의 졸업식이라 학교에 갔습니다.
  주변 학교들도 (총장이 이메가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기 위해) 줄줄이 졸업식이라, 본래 유동 인구가 많은 동네지만 좁은 길이 인파로 꽉 들어찼습니다. 지하철역서부터도 몇십미터 간격으로 노점에서 꽃을 파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어디까지나 익숙한 풍경이었습니다만
  '음, 열심히 파는군' 하고 진열된 꽃들 옆을 지나가는데, 뭔가 낯선 호객 문구가 들렸습니다.

  「언니, 백합 보고 가세요-

  그렇습니다.
  언니백합인 것입니다.

  꽃을 팔기 위해서라면 백합 말고도 다른 것들도 많을텐데 말이죠. 왜 굳이 백합이었을까요?
  그렇습니다.
  소녀들의 인연의 끈. 마음이 오가도 쉽게 말할 수 없는 언니 동생. 그들을 위한 백합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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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훈한 광경
  졸업식을 빌미로 꽃을 건네는 것은 확실히 좋은 기회입니다.
  동생 : 언니, 졸업 축하해요... 이제 언니가 없으면 전...! (훌쩍)
  언니 : 괜찮아, 우리 OO 보고 싶어서 자주 올걸?
  이렇게 훈훈한 광경을 자연스레 연출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어디가 자연스럽냐

  그 틈새시장을 노린 과감한 기획... 저는 오늘 놀랐습니다.
  오늘도 밤새워 앓을지도 모르는 여성 커플들이 이런 소소한 기회로 서로 마음을 트는 계기가 싹트길 기원해봅니다.

p.s 적어도, 저 문구는 정말 들은거 맞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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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6 01:12 2008/02/26 01:12
  세계의 모든 니트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농담입니다. 망상은 망상으로 봅시다)

  나의 유령이 지금 아시아를 배회하고 있다. ── 취업이라는 유령이. 조중동, 이메가와 한나라당, 손학규와 통합민주당, 건설회사와 대기업 등 구 체제의 많은 열강은 이 유령을 몰아내기 위해 경제만살리면되지뭐 동맹(ohoh economy ohoh aliance)을 맺었다.
  명절에 뭐 하느냐는 질문을 받아보지 않은 니트가 있는가? 또한 그 니트라는 낙인을 오히려 취업한 친구에게, 뿐만 아니라 아직 자신을 희망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가족에게 '나는 히키코모리요'라는 태도로 되돌려보내지 않은 니트가 있는가?
  이 사실로부터 두 가지 점이 도출된다.
  첫째, 정치 세력은 이미 니트를 하나의 사회 문제로 인정하였다.
  둘째, 지금은 니트주의자들이 당 자체의 선언을 통하여 전세계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견해, 목적, 경향성을 발표하고 취업의 유령이라는 옛 이야기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알맞은 시기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여러 국적을 가진 니트주의자들은 블로그에 모여 다음과 같은 선언을 초안하고 이를 한국어, 한국어, 한국어, 한국어, 한국어로 발행하게 된 것이다.


  예... 망상입니다.
  최근 한국에서의 취업 담론을 보면, 현실의 세태를 반영하는 것을 넘어서 일종의 병적인 집단성을 나타내고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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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모습
  대충 이런 모습으로 묘사된다고 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쪽에서는 이런 현실 혹은 담론 따위 신경쓰지 않고 열심히 방구석폐인이 되어버린다거나 미래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않는 부류들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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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스한 조언
  바로 니트라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망상을 펼쳐볼까요? 일찌기 노동을 신성시한 견해들도 많이 있었습니다만-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자신의 사무, 직장, 심지어는 직업 자체마저도 본인에게는 전혀 원하지 않았던 그 무엇일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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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희망은 이러치 안타능!

  하물며 니트들에게 이 세계는 어떻게 보일까요? 세상은 그들을 니트로 규정하고 소외시키고 있지만, 가령 일본이라는 나라의 니트들은 2ch라는 커뮤니티에서 한떨기 이모티콘으로 자신을 치장하며 세상을 어루만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곤 억압의 한을 구조적 문제로 직시하고, 다음과 같이 생각할지도 모르지요. '그래! 니트들의 세상을 만들겠어!'

  처음부터 모두에겐 직업이 요구되었을까요? 먼 옛날, 아직 역사가 기록되지 않고 구석기와 신석기가 뛰놀던 그 때엔, 딱히 직업이란게 없었다고 할 수도 있겠죠. 말하자면 모두가 니트였던 셈입니다. 그 시절의 니트는 비록 소박했지만,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처절하게 투쟁, 또 투쟁해 나갔습니다. [원시 니트 사회]
  생산력의 축적과 더불어 생산물 배분의 문제, 본격적인 권력이 탄생했습니다. 권력자는 다른 니트들을 모조리 노예로 만들어 자신의 지배 아래 두고 세력을 확장해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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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트들의 자유는 억압되었고 니트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하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인간에게 자유를 주고자 하는 역사의 발전방향을 설정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고대 노예제 사회]
  중세에 이르러 시공간의 왜곡이 점차 가속화되고 적절한 조세 체제나 관료제를 확보하지 못하자 새로운 질서가 성립될 필요성이 생겼는데 이것이 봉건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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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공간의 왜곡
  농민들은 각 평행세계에 할거한 하루히영주들에게 예속된 삶을 살았습니다. [중세 봉건제 사회]
  중세 말기에는 봉건제를 지탱시켜주고 있던 여러 요소가 무너지고, 이후 본격적인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세계는 자본주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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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속한 발전의 단면
  생산력의 급속한 발전으로 새로운 사회계급이 형성되었는데, 부르조아라 불리는 이들은 노동자 계급과 연대하며 예속된 이에게 정치적 자유를 줄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혁명의 성과는 소수의 부르조아 계급에게 돌아가고, 그 한켠에는 니트라 불리는 이들이 사회의 질시를 받으며 사회의 합법적 착취에 협조하지 않고 있음을 비난 받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자본주의 사회가 더 고도화된다면 어떨까요? 일찍이 맑스라고 불릴지도 모르는 한 학자가 이런 말을 한 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 체제는 필연적으로 과잉생산을 낳는다. 과잉생산은..." 과잉생산. 그렇습니다. 너무 많이 생산되면, 꼭 일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더 나아가서, 모두가 일할 필요가 없어질지도 모릅니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세상! 즉 모두가 니트가 되는 것입니다! [공동 니트 사회]

  이것을 헛된 꿈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에서는 니트 혁명을 위한 한걸음 한걸음이 내딛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니트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는 '니코니코 동화'라는 사이트를 봅시다. 이곳은 동영상 투고 사이트로는 단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고도 합니다만, 그렇게 건전하기만 한 곳일까요?
  니코니코... ニコニコ, 가타카나로 써서 얼핏 해독하기 어려운 이 이름은, 사실은 니트 꼬뮨의 준말이라고 합니다. 전세계의 니트들을 향해 혁명의 최일선에서 해방의 메세지를 날리는, 니트 혁명의 본거지인 것입니다!

  니트 발전 5단계 이론 :
  원시 니트 사회 - 고대 노예제 - 중세 봉건제 - 자본주의 사회 - 공동 니트 사회

  어디선가 많이 인용되었을 한 문구를 소개하는 것으로 이 망상 포스트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만국의 니트여 단결하라! 잃을 것은 일자리뿐, 얻을 것은 전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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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5 00:36 2008/02/25 00:36

절묘한 태그 클라우드

  오늘도 사과스프님의 블로그에 따라란 놀러갔습니다.
  순수한 어린 소녀가 마음을 다치는 이야기를 보고 댓글도 적었습니다. 스프님의 캐치 센스는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재미를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또 재미난 것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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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그 클라우드는 대개는 랜덤으로 출력되도록 되어있습니다만... 랜덤으로 출력되었을터인 태그들이 운율을 이루면서 조화되어있는 것이었습니다!

  질문과 답변,
  그리고 결심과 환호,
  고뇌와 그 대상,
  독백과 한탄이 이렇게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마지막 줄의 츤데레 かがみ様에 이르면 놀라움은 두 배가 됩니다!
  역시 사과스프님은 카가미가 수호하고 있는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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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9 00:16 2008/02/19 00:16
  14일 프로야구 단장회의에 대한 기사입니다. 가장 큰 의제는 FA제도 폐지와 외국인 선수 제도 폐지네요.
  진작에 야구판의 생존에 대한 압박감이 선수들을 위협하는 논리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한바 있습니다만(일부러 연봉을 깎을 이유는 없다), 이렇게 '막장'으로 나올 줄은 몰랐던터라 충격이 심합니다.

  외국인 선수도 문제지만 가장 큰 건 FA제도 폐지입니다. FA가 뭡니까? 드래프트 제도 때문에 입단 시기부터 선수들이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하지 못하니까 일종의 자격을 두어서 자유계약 선수 신분을 주는 것 아닙니까. 야구처럼 축구와 다른 폐쇄형 리그에서는 선수들의 직업으로서의 최소한의 이권 보장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게 FA 제도입니다.
  신인 선수들은 각 구단이 드래프트해서 나눠먹고, FA제도는 없으면 타 구단과는 트레이드/방출 등의 방법 외에는 계약할 방법이 없는데 이게 무슨 노예제도도 아니고 말이죠.

  가장 고약한 건 기사에서 얘기하고 있는 다음 대목입니다.
특히 FA는 구단 운영에 최대의 부담을 준 원인으로 간주되고 있다.

2004시즌이 끝난 뒤 삼성은 현대 심정수와 박진만을 데려오면서 몸값만 4년 최대 99억원, 전 소속구단에 준 이적료 27억원까지 포함하면 최대 126억원에 보상선수 1명을 썼다. 그러나 FA 제도를 폐지할 경우 선수들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게 돼 선수 보호를 위한 FA제도 개정과 발맞춰 외국인 선수 축소 또는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해석하면 '한쪽만 죽으면 억울하니까 다른 쪽도 죽이자'라는 거죠. 정말이지 너무나 공평하군요.

  아, 이 포스팅에서 외국인 선수 제도에 대해 딱히 얘기하진 않겠습니다. 단지 단장회의에서 이걸 들고 나온건 기존에 선수협의회에서 줄곧 제기하던 외국인 선수 축소 및 폐지를 FA폐지와 함께 엮어버리면서 정치적인 헤게모니를 쥐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여기에 넘어간다면 선수협은 바보라는 소리를 들어도 쌀겁니다.

  선수 영입과 연봉에 대한 부분이 구단 운영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문제는 영입금과 연봉액수를 이제껏 누가 정해왔냐는거죠. 대부분의 구단의 출혈 경쟁으로 FA 몸값이 치솟았고 연봉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의 '비정상적인' FA제도 그리고 거기에 부속된 FA선수 보상제도 때문에, FA로 풀리기 전 해의 선수 연봉은 성적 고과와 상관없이 미친듯이 상승시켜 둔다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FA제도 폐지는 이제껏 파행적으로 운영되어온 구단 운영의 문제를, 모조리 선수들에게 덮어씌우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왜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연봉을 평가하고,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선수 영입에 돈을 투자한 다음에 볼멘소리를 합니까.

  야구판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얼마나 소름끼칠 정도인지 다시 한 번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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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5 00:14 2008/02/15 00:14

2008년 2월 11일, 숭례문 전소

  '임진왜란 시기 전란 중에 전소되었다' '고려 중엽 몽골의 침략으로 불에 타 없어졌다' '한국전쟁시 폭격으로 인해 소실되었다'
  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 시대의 서울 한복판이 추가되었습니다.

  저는 숭례문이 전소된 시기에 생존했던 사람이군요.

  이제 조만간 대운하가 건설된 시기의 사람으로 추가될까요?
  아뇨, 결코 정치적인 의도는 없습니다.
  어느 쪽이든 아무 것도 못하고 넋 놓고 바라보고 있던 사람 하나일 뿐일테지요.

덧 : 진화 작업시의 책임을 자꾸 거론하는데,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메뉴얼이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말이죠.
  그리고 이명박, 노무현 등 정치인 탓으로 몰고가는 일은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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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1 02:28 2008/02/11 02:28
  제목 한번 찌라시 같이 뽑아봤습니다.
  우선 참고자료를 보시기 바랍니다. 2008년 신인 선수들에 대한 간략한 분석 기사입니다.

  문제가 되는건 이 부분입니다.
▶ 나지완
신일고-단국대 출신의 외야수. 손목과 하체를 쓰는 기술이 좋다. 대학시절 홈런을 23개 기록할 정도로 장타력이 돋보인다. 수비 때도 움직임과 송구가 좋아 KIA 조범현 감독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아아..
  조범현 감독이 군침을 흘리고 있습니다. 군침을 흘리고 있는 이유는 움직임과 송구가 좋기 때문이랍니다.

  한국어를 능숙히 사용하는 사람은 이쯤되면 '군침'의 의미가 이 선수를 매우 탐내고 자기 팀으로 영입하고 싶어한다는 것임을 깨달을 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난다면 제가 이 글을 작성하지 않았겠지요.

  조범현 감독은 바로 KIA(기아) 타이거즈 감독이고,
  나지완 선수는 신인 2차 1지명으로 올해 타이거즈와 계약한 타이거즈 선수입니다.

  자기 팀의 선수를 다시 자기 선수로 만들기 위해서, 영입을 위해 군침을 흘리고 있지는 않았겠지요.
  한국어를 아는 사람은 이쯤에서 군침은 원래 음식을 보고 식욕이 당길 때 사용하는 말이라는 점을 떠올릴 것입니다. 그런데 조범현 감독이 식인종이거나 유사 행위를 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 대체 조범현 감독은 무엇 때문에 나지완 선수에게 군침을 흘렸을까요?
  ... 너무 깊게 파고들지는 말기로 합시다.

  다만, 기사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기사를 작성하신 기자분은 나지완 선수에게 안전을 염려하는 메일이라도 한 통 보내줘야 하는게 아니었을까요?

  나지완 선수!
  당신의 목숨이, 안전이! 선수 생명이! 순결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부디 조심하세요!

p.s 1
  올 시즌 나지완 선수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는 팬 중 하나로, 엉뚱한 기사를 보고 심통이 나서 한번 써보았습니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는 말도록 합시다. [...] 이 포스팅은 찌라시 레벨입니다. [...]

p.s 2
  기사 내용을 자세히 보시면 '군침'이 한번 더 등장한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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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08 01:36 2008/02/08 01:36
"여성 선수들을 장악하기 위해선 성관계를 통해 자기 여자를 만들어야 하고 폭력으로 길을 들여야 한다."
한 스포츠 유명 지도자가 공공연히 떠들고 다닌다는 말이다.

  조선일보는 스포츠계 성폭력 문제를 다룬 2월 5일자 기사를 위의 발언을 인용하며 시작하고 있다. KBS 시사기획 '쌈'의 취재로 11일에 방영될 방송분을 미리 소개한 것인데, 그 동안 암묵적으로 소문만 돌 뿐 묻혀져 있던 문제를 조명한 것이라 의미가 크다.

  기사의 내용이 충격적이긴 하지만 그 동안 충분히 의혹이 제기되었던 부분이라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일을 마치 '운동 선수/지도자들이 무식해서' 벌어진 것처럼 받아들이는 반응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이건 운동을 삶의 일부로 택한 사람들을 두 번 죽이는 얘기다. (게다가 대다수의 운동 선수들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무식'하지도 않다)

  질문이 제대로 되어야 답도 제대로 나온다는 걸 감안할 때 일고의 가치도 없지만, 성폭력이 개인의 지적 능력과 크게 관계 없이 행해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무식한 운동선수/지도자'를 욕하는 사람들은 서울대 출신에 사법고시를 패스했던(유/무식의 지표로 삼는데 어폐가 있지만 질문 자체가 어긋난 것이므로 양해를 구한다) 국회의원 최연희씨가 얼마나 무식해서 성폭력을 저질렀을지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소위 식자라고 하는 사람들의 성폭력 사례는 발에 채일 정도로 많다.
  개인에 한정된 요소보다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둘러싼 권력 관계를 비롯한 환경적 요인, 즉 [관계]가 핵심적으로 봐야 할 요소다.

  여성 운동 선수들은 왜 그런 [관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할까?
  여성은 물론 남성을 포함해서, 운동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포기해야 할 게 너무 많다. 교실에서 매일 수업을 함께 듣는 운동부원을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 학교 수업을 포기한다. 자유롭게 여유 시간을 가질 권리도 포기한다. 학기 중은 물론 방학 기간에도 시도때도 없이 합숙 생활이 이어진다. 모든 생활이 운동만을 향해 맞춰져 있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하느냐고? 인프라며 재정적 지원, 스포츠 리그 활성화 등 여러 부분에서 여건이 좋지 않은 대부분의 운동 종목에서, 훌륭한 선수로 자랄 수 있을지의 여부는 그들이 속한 팀 성적이 말해주기 때문이다. 사실 가장 뛰어난 리그를 보유한 야구나 축구라고 다를 것도 없다.
  '즐기는 스포츠'가 없는 대신에 '국위선양'을 위한 스포츠는 존재한다. 한정된 자원으로 가장 확실하게 우수한 선수들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 성적 지상주의/엘리트 체육 아래에서, 선수들은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운동에 인생을 올인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여성의 경우는 성폭력의 문제가 덧붙여지는 것이다.
  운동선수로의 미래가 지도자에게 달려 있는데,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그 관계로부터 자유롭게 나올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스포츠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무식해서가 아니라, 성적 권력 관계를 놓고 일방적으로 불리한 구조가 짜여 있는 것이다.

  기사에서 프로그램 제작진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남자 지도자의 여자 선수 숙소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여학생들과 밀폐된 공간에서 대화를 하더라도 처벌 받을 수 있다”
“당장 우리 문화에서 이러한 제도를 가지고 오는 것은 무리겠지만 무리한 합숙과 구타를 엄격히 제한하는 등 현실적인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우리의 문화'가 어떻길래 선수 인권 보호에 당연한 처벌 제도를 도입하기 어려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궁극적인 해결은 적어도 학원 체육만큼은 성적 지상주의로부터 분리시켜내는 작업으로부터 나올 것이다. 선수와 지도자의 관계가 일방적인만큼 지도 현장을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간접적인 인권 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
  기회가 있으면 추후 포스팅으로 지적하겠지만, 이번 보도를 계기로 체육계를 지탱해주는 것처럼 보이는 엘리트 체육이 실상 한국 체육계를 좀먹고 있다는 점이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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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05 20:17 2008/02/05 20:17

잡기 2008 02 04

1
  일주일 전쯤 강의 시간에 문화대혁명 다큐를 보며 (중국어로 된) 인터내셔널가를 들었다. 분명 2002년 정도엔 처음부터 끝까지 알고 있었는데... 어느새 많이 낯선 곡이 되어버렸다.
  러시아어로 된 버전이 가장 좋았다는 기억만 난다. 다시 찾아보진 않겠지만.
  아마 다시 찾아볼 날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2
  초등학생 때 언젠가 운동회를 위한 준비로 우리 학년이 차전놀이를 맡았다. 각자가 역할 분담을 해야하는데, 학교의 방식은 이런 것이었다. 얌전하고 공부 잘 한다고 하는 아이들은 머리꾼이라든가, 평소에 뺀질거리고 성적도 안 좋았다고 하는 아이들은 놀이꾼이라든가. '머리 쓰기 싫고 노는게 좋은 사람은 이쪽(놀이꾼)으로 모이세요' - 그 '노는게'라는 얘기는 평소에 놀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라던 그 놀이였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참 고민없이 이름대로 편하게 애들 끌고 갔구나 싶지만. 나는 이미 머리꾼에 편성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매주마다 몇번씩 모여서 머리꾼의 연습을 하다가, 어느 날은 통제하는 선생님이 바뀌어 있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아이들을 분류해 놓은 공간에서 놀이꾼 안으로 바꾸어 들어갔다. 담당 선생님이 '네가 왜 여기?'라는 반응이었지만 애초에 거기 못 있을 이유도 없기 때문에 잠자코 있었다. 그걸로 OK. 놀이꾼의 연습은 몇주 뒤처졌기 때문에 더 힘내지 않으면 안 되었지만 분명 그 편이 더 재미있었다고 생각한다.

3
  몹시 우울해진 김에, 친구가 진작 추천해준 「스즈미야 하루히의 격주」동영상을 보았다.
  난 이 이벤트 라이브 영상을 몹시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이런 걸 접하는데는 굉장히 늦는 편이지만, 좋아하고 싶어서 좋아하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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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05 01:43 2008/02/05 0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