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7/12/08 타이거즈 서재응 영입 - 서진휘
  2. 2007/12/07 기아 타이거즈 극간략사 - 서진휘
  3. 2007/12/05 2008 타이거즈 코칭 스태프 명단 - 서진휘
  4. 2007/12/01 블로그 지역화가 악은 아니다 - 서진휘

타이거즈 서재응 영입

  타이거즈 팬 블로그를 자처하는만큼 이 소식을 안 쓸 수야 없다. 서재응이 타이거즈로 온다. 계약금 8억, 연봉 5억, 옵션 2억의 조건이다. (총 15억)
  한달 전만 해도 직접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계속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터라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타이거즈 팬 입장에서는 뜻밖에 호재가 터졌다. 반대로 서재응 선수의 MLB 도전을 계속 기다리던 팬들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일 듯하다. 다년계약 가능성까지 나왔지만-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구단으로서도 선수의 자존심을 챙겨주면서, 선수도 우선의 계약을 통해 시즌이 지난 향후 다시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도 있음을 노려 1년 계약에 합의한 것 같다.

  서재응이 부진했던 시즌 뒤에는 항상 언론이 타이거즈 복귀설을 지폈기 때문에 올 시즌도 '아아 지나가다보다'한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겨울도 마찬가지였는데, 스포츠지의 소설 쓰는 능력은 날로 향상되는 것 같다. 영입과 관련해 선수가 50억을 요구했다는 최초의 보도는 물론 거짓이었고, 20억원이다 30억원이다 45억원이다 구단 관계자의 말까지 빌려가며 구체적인 액수를 '인용하는 척'했던 보도도 거짓이었다. 궁금한 내용을 대충 지어서 기사화하는게 저널리즘인가? 아니면 구단의 언론플레이라고 할건가?

  이대로라면 불운한 선발 윤석민 + 로또 외국인선수 2명으로 선발진을 구성할 수 밖에 없었던 타이거즈로서는 확실한 에이스를 손에 쥐게 되었다. 윤석민이 올 시즌 처음 1선발로 나서 괜찮은 투구를 보여준 건 사실이지만, 아직 터프한 면이 부족하고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다음 시즌 컨디션이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외국인 투수도 스코비보다 꼭 나은 선수를 찾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서재응의 합류로 외국인 선수 없이도 수준급의 선발투수 둘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외국인 선수 둘 중 하나는 타자를 영입할 수 있는 여유도 얻었다. 팀 전력 정비의 큰 궤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력 보강 작업의 방향은 이제 투수에서 타자 쪽으로 기울었다. 서재응에게 2007 윤석민과 같은 7승 18패를 안기지 않으려면, 타선을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외국인 타자를 거포 외야수로 영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텐데(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조범현 감독은 생각이 다른 듯하다. 일단 일간스포츠의 보도를 따르자면 수비가 되는 내야수를 구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유격수 자리의 공백을 우려하는 것 같다.
  무리하게 FA 선수를(가령 이호준) 영입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하면서 타선에서도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2008시즌이 되었으면 한다. 이런 흐름에 서재응 선수가 팀의 에이스로서, 그간 리더 역할을 하는 이가 없었던 선수단에 활력소가 되길 기대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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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8 00:26 2007/12/08 00:26

기아 타이거즈 극간략사

  타이거즈 극간략사

  해태 타이거즈
  프로야구 출범 이후 19시즌 동안 한국시리즈 9차례 우승

  해태 말엽
  김성한 감독
  2000년 11월  2일 김성한 감독 계약 : 계약기간 3년

  KIA 타이거즈
  2001년  8월       해태 타이거즈 인수, 기아 타이거즈 창단 (단장 정재공)
  2002시즌 : 정규시즌 2위 / 플레이오프 패배(LG)
  2003시즌 : 정규시즌 2위 / 플레이오프 패배(SK) : 포스트시즌 5연패
                 김성한 감독 재계약 : 계약기간 2년
  2004년  7월 26일 김성한 감독 시즌 중 경질 : 잔여계약 1년 이상 / 당시 팀순위 5위
                         유남호 감독대행 임명
  유남호 감독
  2004시즌 : 정규시즌 4위 / 준플레이오프 패배(두산) : 포스트시즌 7연패
  2004년 10월 13일 유남호 감독 계약 : 계약기간 2년
  2005년  7월 25일 유남호 감독 사임(사실상 시즌 중 경질) : 잔여계약 1년여 / 당시 팀순위 8위
                         서정환 감독대행 임명
  서정환 감독
  2005시즌 : 정규시즌 8위
  2005년 10월  3일 서정환 감독 계약 : 계약기간 3년
  2006시즌 : 정규시즌 4위 / 준플레이오프 패배(한화) : 포스트시즌에서 연속된 패배
  2007시즌 : 정규시즌 8위   
  2007년 10월  9일 정재공 단장 해임, 김조호 단장 임명 (단장 김조호 | 부단장 이영철)
            10월 18일 서정환 감독 사임(사실상 경질 / 총감독(명예직)) : 잔여계약 1년
                          조범현 감독 임명(내부승진) : 계약기간 2년

  약 7년에 걸쳐 이제 네번째의 감독. 재계약에 한번 성공했던 김성한 감독을 포함해 4년 동안은 두 차례, 감독을 시즌 중 경질했다. 그러고서야 정재공 단장은 책임을 진다며 물러났다.

  한국 프로야구는 구단 프런트가 '책임에 비해' 권한이 막강하다. 프런트는 감독이 변변찮은 팀을 끌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시켜도 '구단과 관계가 좋지 않다'며 해임시킬 수 있고(김성근 감독 LG 시절), 팀의 주전/핵심 선수라 해도 선수협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훌쩍 트레이드 시킬 수 있으며, 심지어는 경기 중 선수의 특정 플레이를 지시하기까지 한다.
 
  (다른 나라) 다른 리그에서는 원래 단장이 팀 운영을 하지않느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단장이 선수단 운영, 감독이 경기 운영이라는 역할 분담이 확실한 MLB에서는 책임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맞게 설정되어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프런트가 코칭 스태프 인사권, 선수 영입, 경기 운영 등 모든 부분에서 일정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역할 분담을 한 관계라기보다, 구단 프런트가 현장(감독)의 정치적 상위관계에 놓여 있다고 보는게 타당할 터다.
  물론 현장의 감독이 지닌 권한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맞는 부분도 있다. 실무적인 부분에서는 감독이 팀의 전반을 관장할 수 있으니까. 특히 프런트와 신뢰 관계를 쌓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더 중요한건 프런트가 감독 위에 정치력을 가지고 군림한다는 점이다. 감독이 권한이 있는 모든 부분에서 프런트가 정치적 우위를 가지고 영향을 행사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영향 관계가 제대로 인식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평가 받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언론이고 팬이고 성적에만 신경을 쓰는 탓에, 팀과 관련된 비난의 화살은 모두 감독에게만 쏟아진다. 선수단 운영에 관한 부분은 프런트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을텐데도, 그쪽에서도 같이 현장으로 책임을 쏘아붙이면 그만이다. 성적이 심할 때에는 감독을 경질시키면 팬들은 기대감에 금방 환호를 보낸다.

  기아 타이거즈의 역사에서 정재공 단장의 사퇴가 평가 받아야 할 지점은 이 부분이 아닌가 싶다. 당연히 구단 프런트가 팬과 커뮤니케이션하려 노력하지 않았던 것을 탓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팬들과의 충돌이 없었다면, 성적이야 어찌되었든 좀 더 머물러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재공 단장이 사퇴하면서, 그 동안의 타이거즈 팀 운영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었다. 같은 기간 감독은 몇번이고 바뀌었지만 단장직은 그대로 유지되어 왔는데, 그가 파워 넘치는 단장이었다는 사실은 야구계에 익히 알려져 있다. 자신의 뜻대로 팀을 운영하기 위해 일부러 신임 감독에는 내부 인사를 승진시켜 왔다는 (잘 받아들여지는) 루머도 있다. 경기 오더를 직접 짰다든가 선수의 플레이를 지시했다든가, 어떤 코치들에 대해서는 자기 관리하에 두었다는 루머도 있다.
  루머는 당사자들이 사실관계를 밝혀주기 전에는 루머일 뿐이지만, 겉으로 드러난 것만으로도 정 단장이 팀 운영에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은 많았다. 거액 FA 선수들의 영입과 선수 트레이드 등으로 그는 전력 보충을 이름값 있는 노장 선수들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 이를 두고 (그는 농구단 단장을 경험한 적이 있다) '농구에서 그랬듯 선수 몇명을 데려와 전력을 업그레이드하려 하지만 야구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는 세간의 평도 있었는데, 실제로 영입한 선수들은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고 타이거즈에서 노쇠화된 경우가 많았다. 이 사이에 주전 라인업에 젊은 유망주가 성장한 경우는, 기회조차 타팀에 비해 꽤나 드물었다. 이것이 문제라면 전력 보강의 방향을 잘못 잡았던 정 단장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지만, 감독이 성적을 못냈다고 경질된 적은 있어도 단장이 팀 구성을 잘못 했다고 평가를 받은 적은 거의 없는 듯하다.

  올 시즌 SK에 김성근 감독이 취임할 때, '프런트와 불협화음을 자주 일으켰던' 전력을 들어 우려를 표하는 시선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SK는 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는데, 그 기간에 김성근 감독이 SK 프런트와 마찰을 일으켰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대하기 나름이다.
  '현장에 간섭하지 말라'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가장 좋은 것은 프런트와 현장이 각기 동등한 위상을 가지고 책임 분야를 나눠 갖는 것이다. 만약 한국 야구 문화에서 아직 이르다고 하면, 그때야말로 현장에 간섭이라도 하지 말자. 중요한 것은 감독에게만 팀 성적의 잣대를 들이대는 평가 문화로부터, 구단 운영진에게도 팀 운영의 평가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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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7 00:14 2007/12/07 00:1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3일 일본인 투수코치와의 계약이 확정되면서 타이거즈의 코칭 스태프 인선이 마무리되었다. 명단을 정리해본다. (선수 시절의 경력은 넣지 않았다)

  감독
  조범현
  1993-1999 쌍방울 코치
  2000-2002 삼성 코치
  2003-2006 SK 감독
  2007 KIA 배터리 코치

  수석코치
  김종모
  1993-2000 해태 타격코치
  2001-2004 삼성 타격코치
  2005-2007 KIA 2군 타격코치
  2007 KIA 타격코치

  2군 감독
  차영화
  1990-2000 해태 코치
  2001-2007 KIA 수비코치
  2007 KIA 2군 감독
  2007 KIA 주루 및 작전 코치

  투수코치
  간베 토시오
  (코치진 개편으로 새로 영입)
  1979-1985 야쿠르트 투수코치
  1986-1996 긴테쓰 투수코치
  1997-2001 오릭스 투수코치
  2005-2007 오릭스 투수코치
 
  김봉근
  1993-1998 롯데 코치
  1999-2000 삼성 투수코치
  2001 KIA 투수코치
  2002-2004 SK 투수코치
  2005 한양대학교 코치
  2005-2007 KIA 투수코치

  이강철
  2005-2007 KIA 2군 투수코치
  2007 KIA 투수코치
 
  타격코치
  박흥식
  (코치진 개편으로 새로 영입) 
  1996-2006 삼성 타격코치
  2006-2007 삼성 2군 타격코치

  황병일
  (코치진 개편으로 새로 영입)
  1990-2002 한화 타격코치
  2002-2003 LG 2군 타격코치
  2003 LG 타격코치
  2003-2005 LG 수석코치
  2005-2006 SK 2군 타격코치
  2006 SK 타격 보조 코치
  2006 SK 타격코치

  수비코치
  김동재
  (코치진 개편으로 새로 영입)
  1994-1995 LG 코치
  1996-2001 삼성 수비코치
  2002 한화 코치
  2002-2006 SK 수비코치

  구천서
  1997-1999 쌍방울 코치
  2000-2002 SK 2군 수비코치
  2003 미국 지도자 연수
  2004-2007 KIA 2군 수비코치
  2007 KIA 수비코치

  주루 및 작전 코치
  최태원
  (코치진 개편으로 새로 영입)
  2005-2007 SK 작전 및 주루 코치

  배터리 코치
  장재중
  (코치진 개편으로 새로 영입)
  2004-2005 LG 배터리 코치
  2006 SK 배터리 코치
  2007 SK 플레잉 코치 (선수 겸 코치)

  김지훈
  2004-2007 KIA 배터리 코치
  2007 KIA 전력분석팀 코치

  트레이닝
  곽현희
  2005 일본 주니치 코치 연수
  2006-2007 KIA 트레이닝 코치

  재활군
  이광우
  2002-2003 KIA 2군 투수코치
  2003-2007 KIA 투수코치
  2007 KIA 2군 투수코치


  조범현 감독 취임 직후의 개편에서 언급한 외국인 투수 코치 1명과 주루 코치, 배터리 코치 자리가 공석인 상태였고, 장재중 최태원 코치를 영입한 뒤 이번에 칸베 토시오 일본인 투수코치와 김지훈 코치를 채워넣어 인선 작업이 끝났다.
  미디어에 노출된대로라면 김봉근 구천서 김지훈 코치가 2군을 맡을 듯하다. 김봉근 투수코치의 능력에 대해 전문가만큼 알 수야 없지만, 구속을 보강해주는데 일가견이 있으니 2군에서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도우리라 생각한다. 김지훈 배터리 코치는 코칭스탭 개편 작업으로 인해 본래는 방출 대상으로 발표했었지만, 현 시점까지 적절한 배터리 코치를 찾지 못해 그냥 계약하기로 한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
 
  조범현 체제를 두고 '타이거즈 색깔'이 빠졌다는 점에서 우려를 보내는 시선도 있는데, 나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코칭 스탭 개편으로 선수단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가 중요하지, '타이거즈'의 이름으로 코치의 자리보전이 중요한 일은 아닐 것이다. 기존 코치들의 능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타이거즈는 그 동안 코칭진 구성에서도 가장 변화가 적은 팀 중 하나였다. 감독이 교체되어도 그 자리도 내부 승진으로 올라간 케이스였다. 자연히 그 아래 인선도 변화폭이 적을 수 밖에 없었다. 팀 성적이 안 좋거나 할 때에만 분위기 쇄신이라며 1군과 2군 코치를 맞바꾸는 일을 가장 많이 한 팀일지도 모른다. 이런 의미 없는 변화보다는 새로운 코치를 영입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좋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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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5 16:02 2007/12/05 16:02

블로그 지역화가 악은 아니다

  # 본문은 daewonyoon님이 지난 글에 붙여주신 트랙백에 (간단히 댓글로) 응답하려 작성하던 글입니다. 그러므로 본래는 경어투로 작성해야 옳겠지만, 쓸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아무래도 daewonyoon님을 향해 하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포스트로 취하고 트랙백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제목도 오해 없이 받아들여주시리라 믿습니다)

  인터넷이 한국에 처음으로 보급되었다고 하는 90년대에, 사람들은 웹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 몰랐다. 아무것도 없던 것은 아니었고, 웹의 양적인 성장 속도는 오히려 그 반대여서 우후죽순 생기는 사이트에 이미 '정보의 홍수'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였다. 뭔가를 안내해 준다고 하는 유명 검색엔진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하나 둘 이메일을 갖고 유행처럼 신상정보를 적은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아주 느즈막히는) 90년대 후반까지 커뮤니케이션은 PC통신망 기반의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21세기가 되자 다음과 네이버라고 하는 거대 포털들이 등장하면서 웹을 완전히 장악했다. 자유로운 웹 환경에 의해 PC통신망은 잊혀지거나 포섭될 수 밖에 없었다. 중간에 프리챌이라는 커뮤니티형 사이트가 확실히 자리를 잡자 다른 서비스들도 이 대세를 쫓아갔고, 프리챌의 자리가 싸이월드로 확고하게 대체된 것 뿐이다.

  블로그가 (어떤 경로로든) 화두가 되기 전에는, 한국의 웹 환경에서 다수의 '개인'이 확고하게 미디어의 주체로 자리잡아 본 적이 없다. 싸이월드가 반증이 될지 모르겠지만, 싸이를 지탱시켜 주는 근본적인 힘은 개인의 인간관계 + 집단(학교, 회사, 인척,...)의 관계다. 개인의 생각과 말글을 담는다고 하는 블로그와는 차이가 있다. 겉으로 표시나지 않았어도 1인 미디어의 역할을 해 온 개인 홈페이지는 있을 수 있지만 매우 소수였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블로그 행태가 성행리라고 해도, 서비스는 포털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블로거의 수적 성장을 견인한 쪽은 네이버일 것이며, 훌륭한 설치형 블로그였던 태터툴즈는 다음과 손을 잡으면서(개인적으로 이는 매우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티스토리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어냈다. 노출 빈도에서도 포털 블로그 서비스는 압도적이고, 특정 블로그 서비스의 경우 검색 상위권에 배치시킨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블로그의 지역화라는 현상은, '넓은 범위에서의 의사소통'을 걱정하기에 앞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블로그간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는, 블로거로 하여금 서로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한다.
  올해 이글루스는 운영팀에서 추천글을 선정해 오던 '이오공감'을 버전업하면서, 사용자들의 직접 추천과 자율정화로 이 메타블로그형 페이지가 운영되도록 방침을 바꾼 바 있다. 익숙하지 못한 사용자들은 충돌하는 경향도 있었고, 지금에는 '블로그가 폭격당하게' 하기 위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추천하는 악의적 시도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오공감 2.0의 문제는 기술적인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블로거들이 넷 상에서의 토론에 더 익숙해질 때가 되면, 좀 여유가 생길 것이다. 지금은 그 전초 단계라고 생각한다.

  블로그간 커뮤니케이션은 댓글이나 트랙백 뿐 아니라, 메타 블로그 사이트/페이지 공간을 통해서도 구현된다. 이것이 없다면 블로그는 그야말로 친분관계에 의존하는 네트워크의 '섬'으로 고립되는 것이 아닐까?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메타 블로그에 포스트를 보내고, 메타 블로그는 이를 받아 '모으는' 역할을 한다.
  이들이 권력화할 우려는 얼마든지 있다. 혹은 지금이 권력화된 모습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현 메타 블로그 사이트들은 (운영의) 좋은 방법을 못 찾은 것 뿐이지 권력화되기엔 힘이 미약하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현재는 포털의 블로그/웹 정보 독점력에 대항하는 구도라고 봐야할 것이다.
  아마 메타 블로그 사이트가 '중앙집중형'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사용자가 보내오는 글들을 모아서 분류해서 보여주는 형식이니까. 그러나 중앙집중형이라고 해서 '중앙집권'과 일치하는 건 아니다. 더구나 이 사이트들은 사용자들에 의해 굴러가게 되어있다. 현재까지는 많은 글들이 새로 올라오기만 할 뿐 추천되는 빈도가 높지 않고, 타 사이트에서도 동일하게 이슈가 되는 것들이 '동일한 시점에 함께 소비된다'는 등의 문제가 있는데 이건 잘 못하고 있는 것이지 메타 사이트의 해악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 웹의 정보를 독점하고 싶어하는 포털 쪽이 '중앙'이라는 단어에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몇몇 메타 블로그 사이트보다도, 이오공감 2.0이라는 메타 페이지, 그리고 이글루스 툴바라는 서비스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장치는 '양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활성화된 주제에서는 많은 댓글과 트랙백이 오간다. 이것은 다른 서비스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메타' 사이트/페이지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블로그를 '섬'이 되지 않도록 이어주는 매개체다. 다른 서비스끼리의 소통을 걱정하는 '블로그의 지역화' 문제는 하나 더 나아간 이야기다. 아무래도 같은 서비스 내의 블로그끼리는 마주치며 친해지기 쉽다. 이 친밀감을 넘어 서비스 내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이글루스가 만들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증폭'이다.
 
  한 입으로 두 얘기 한다고 하면, 단계가 다른 문제라고 말하고 싶다. (단계라는 단어를 썼지만 순차적/단계적으로만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블로그간의 커뮤니케이션도 활성화하며, 한 서비스에 종속되는 것을 피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좋아하는 주제별로 묶이면 어떨까? Creorix님의 글을 읽으며 '블로그의 주제화'에 공감하게 되었다. (Creorix님은 블로그의 지역화라는 표현을 썼는데, 주제화라는 표현이 어떨까 한다) 다만 윗글의 주석에서 표현한대로 편리성이 개선되어야 할 여지가 있다. 혹은 앞으로 이런 형태의 서비스가 새로 나올 가능성도 있을지 모른다.

  우선은 블로그 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가 더 큰 주제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글을 읽었다면 댓글에 인색하지 말고 필요하다면 트랙백으로 논의를 틀자. 메타 사이트에서의 의사 소통은 일부 공간에서 성장할 가능성을 담고 문턱에 들어섰다. 우리가 웹에서 개인과 개인이 토론할 수 있는 문화를 꿰어가는 첫 세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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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1 20:32 2007/12/01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