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23

2008/07/25 01:35
  집으로 가려 할 때, 나는 2002년 가을 수업에서 처음 알게 된 선배를 길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그는 전화를 하고 있었고, 무언가 길을 물어가야하는, 꼭 길이 아니더라도 뭔가를 찾고 있는 것처럼 -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 불안해보였다. 그것이 꽤 낯선 모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가 몇방울 내리는 그 밤거리에서 나는 그를 알아보았다. 그러므로 그에게 다가가서 통화에는 방해가 되지 않을 목소리로 인사를 하면서, 나는 그의 주먹을 가볍게 쥐고 아마도 그가 무슨 말이라도 해주길 기다렸던 것이다. '나중에'
  그가 말했다.
  그리하여 만남은 서로 지어보인 미소의 인사로 간단히 마무리되었다.
  무엇이 나중이라는 것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조모임의 조원이었던 마무리로 삼겹살과 술한잔을 했던 학교 안을 걸어가다 서로 인사를 했던 연락처를 나누었던 내가 나중이라거나 서로에게 한마디씩을 하며 이전과 이후의 일들을 묻는게 나중이라거나 나의 연락처가 바뀌었고 그 또한 연락처가 바뀌었을지 모른다는 말을 얼마 후 다시 떠올리게 되는 일이 나중이 될 것이라는 점을 나중에 그는 일러주지 않아도 처음 보았을 때부터 익히 알고 있었던 것처럼 나 또한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거나.
  당연히, 조금도 불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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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미와다스 2008/07/25 12:39

    어릴때 친한사람들도 조금 지나보니 아는체도 안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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