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트는 마리아님이 보고계셔(통칭 마리미떼)의 22권 [미래의 백지도]에 대한 중대한 스포일러/네타바레/미리니름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노출되기를 원하지 않는 분은 아래를 펼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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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님이 보고계셔
멋대로 판 - 로사 드릴

  "죄송하지만, 저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추위에 떨고 있는 세라가 아니예요."
  건드리면 폭발할 것 같은 미소를 지으며, 꽈배기머리의 소녀는 예의 바르게 말했다.
  "저의 생각없는 말로 유미 님을 신경쓰이게 만들었나보네요. 무례한 언동에 대해서는 사과드리겠어요. 하지만 그 로사리오는 받을 수 없어요."
  마츠다이라 토코는 그렇게 등을 돌리고 점차 멀어져갔다.

  유미는 토코가 자신의 여동생이라고, 내 여동생이라면 역시 토코가 아닐까라고 느껴서 로사리오를 건넨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하게 거절당하다니… 그것은 동정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뒤따라온 언니가 달래주는 품 안에서도, 유미는 그 뒤에 무엇이 닥칠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잘 말아올려진 스프링이 붕붕 소리를 낼 것 같았다. 유미는 다음주 반 친구의 손에 이끌려 위원회게시판으로 끌려간 다음, 이번에는 자신의 의지로 1학년 동백나무반으로 향했던 것이다. 그러나 마주친 상대는 '평안하십니까, 유미 님'하면서 예의 꽈배기머리로만 감추어진 전투 의지를 나타낼 뿐이었다.
  "그 공고문, 뭐니?"
  상대방이 아무리 긴장 없이 당당하다고 해도, 어찌됐든 이쪽이 상급생이다. 유미는 최소한 태도를 꾸며서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무엇 말씀이시죠?"
  "토코 쨩, 내가 본게 틀리지 않았다면 게시판에는 마츠다이라 토코 이름으로 된 공고문이 있었어. 산백합회는 이런 글을 게시하도록 허락한 적이 없을텐데?"
  "아, 그거- 산백합회 임원, 정확히는 로사 키넨시스 앙 부통(홍장미 봉오리) 유미 님에 대한 학생 재신임안 말이군요. 그야 허가를 받은 적은 없지만 안건이 안건이니만큼 굳이 허락를 받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릴리안 여학원의 뛰어난 여배우가 큰 눈을 진지하게 마주쳐온다. 진심이다. 일단은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토코는 유미의 어디가 마음에 안들었는지는 몰라도, 차기 학생회장이 될 부통에 대해 '신뢰할 수 없음'을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나선 것이다. 동의하는 학생들의 서명까지 먼저 받아 함께 게시한걸 보면 제법 치밀했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유미가 서민적인 부통으로 릴리안의 아이돌이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다과회 이후에 후보로 낙점되었던 세 명이 줄줄이 탈락하면서 일부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던 모양이다. 거기에 소문은 먼지를 달고 더 크게 돌아오는 법. 유미를 동경하는 천사들에게 토코가 악역으로 지목되었던 적이 있지만, 지난 밤의 대화 이후 유미와 토코의 관게에 대한 추측성 소문이 나돌면서 상대적으로 토코가 언니에게 차인 가련한 동생의 이미지를 얻게 된 것이다. 과연 인생지사 새옹지마다.
  "릴리안의 1학년 수십 명을 대표하는 너의 의견을 그대로 무시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어째서지?"
  어째서라는건 물론 재신임에 대해 묻는게 아니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는가, 유미는 그저 그것이 궁금했을 뿐.
  "..."
  "좋아, 억지로 대답을 듣진 않겠어. 하지만 내가 결격사유가 있어서 부통에서 물러난다고 하면, 토코가 해줘야 할 일이 있어."
  "뭐죠?"
  유미는 한번 심호흡을 한 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사치코 언니로부터 받은, 예쁜 로사리오를 걸고 싶었던 그 목을 향해 말했다.
  "나를 대신해서 홍장미 봉오리의 자리를 이어야겠어. 그럴 일이 생긴다면, 입후보해주길 바라. 부담스럽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특히 사치코 님을 정말 좋아하는 토코라..."
  날카로운 목소리가 말을 잘랐다.
 "정말, 그러니까 유미 님은 정말 싫다는거예요! 그렇게 혼자 착한 척 잘난 척 다 하고, 끝까지 제게 악역을 맡기시는군요! 진짜 유미 님 따위 너무너무 보기 싫어요!"
  "아…"
  그쪽이야말로 대답을 듣지 않고, 토코는 자기 반으로 들어가버렸다. 이쪽을 둘러싸고 있는 관중 여러분께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유미도 발걸음을 돌렸다. 두번째로 차였나, 라고 생각했다.

  재신임 건의 사건 이후로 일주일. 토코의 눈물 섞인 호소, 그러면서도 당당한 태도의 연기력은 의외로 큰 인기를 끌었다. 산백합회의 장미들에 대항해, 자의든 타의든 (자의라고 하면 더 이상하겠지만) 일단은 무려 ‘로사 드릴’이라는 이름이 붙은 모양이다. 철컹철컹 위이이잉. 이래서야 '아,그 전동 드릴'이라던 세이 님의 말이 생각나서 웃음이 나오기도 눈물이 나오기도 한다. 이 경우 그 드릴에 전원을 넣고 있는 쪽은 꽤 불어나버린 다수의 1학년 토코파이겠지만.
  덕분에 1학년 중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데도 억지로 꽈배기 머리를 하는 학생들도 생겼다. 하지만 토코 같은 아이는 없다. 아무리 드릴 머리가 늘어도 토코 쨩은 토코 쨩, 유미만의 토코 쨩이 새로 생길리 만무하다. 유미는 우연히 복도에서 맞닥뜨린 토코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 토코는 어땠는가 하면, 별 의미는 없다는 듯이 가볍게 '평안하십니까'하고 상급생에 대한예의를 차려보인 다음,
  "머리카락에 힘이 없잖니, 좀 더 기운차게 다니도록 해, 아이코 양."
  라며 동급생에게 주의를 줬다. 과연 로사 드릴.
  스프링이 붕붕거리지 않잖아- 라고 말하고 싶었다는 듯이 들린건 유미의 착각일까.
  오늘은 유미의 곱슬머리가 유난히도 속을 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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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례를 무릅쓰고 한번 (아무렇게나) 써 보았습니다.
  그런겁니다.
  ... 참고로 이 작품은 원작과 별 상관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도망]
2008/08/05 21:59 2008/08/0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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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걀 2008/08/05 22:15

    으하하하핫 ㅠㅠ 죽겠음orz 이게 23권 내용이 아니길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아니 맞길 바라나?[..])

    • 서진휘 2008/08/05 22:34

      그래선 곤란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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